세 명의 여행자 –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
탈무드에는 지혜와 교훈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중에서도 ‘세 명의 여행자’ 이야기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우리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랍비 얀카브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뜻밖의 만남, 세 명의 나그네
어느 날, 랍비 얀카브는 길을 가던 중 세 명의 나그네를 만났다. 그들은 몹시 지쳐 보였고, 랍비 얀카브에게 도움을 청했다. 랍비 얀카브는 흔쾌히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따뜻한 물로 몸을 씻게 하고 푸짐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나그네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드러나는 본성, 예측불허의 행동
다음 날 아침, 랍비 얀카브는 나그네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각자 갈 길을 가도록 했다. 그런데 잠시 후, 랍비 얀카브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첫 번째 나그네는 랍비 얀카브가 정성껏 준비한 침구를 훔쳐 달아났고, 두 번째 나그네는 은으로 만든 컵을 훔쳐 도망쳤다. 마지막 세 번째 나그네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지만, 랍비 얀카브에게 작별 인사조차 없이 냉정하게 떠나버렸다.
랍비 얀카브의 깨달음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랍비 얀카브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각각의 나그네의 행동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 침구를 훔친 자: 랍비 얀카브는 그를 가리켜 "가장 악한 자"라고 말했다. 그는 은혜를 원수로 갚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 은 컵을 훔친 자: 랍비 얀카브는 그를 "악한 자"라고 불렀다. 그는 도둑질이라는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첫 번째 나그네처럼 적극적으로 해를 끼치려 하지는 않았다.
- 작별 인사조차 없이 떠난 자: 랍비 얀카브는 그를 "선한 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록 감사의 표현에는 서툴렀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
랍비 얀카브는 세 명의 나그네를 통해 사람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도덕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와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마무리하며
‘세 명의 여행자’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준다. 우리는 종종 겉모습이나 일시적인 행동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의도와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랍비 얀카브의 지혜처럼,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한 자’의 가치를 깨닫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