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감투 – 투명 감투로 벌을 받는 이야기
한국 전래 동화에는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중에서도 ‘도깨비 감투’ 이야기는 투명해지는 특별한 힘을 가진 감투를 얻게 된 주인공이 겪는 희비극을 통해 인간의 욕심과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이야기다.
도깨비 감투의 등장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하지만 가난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나무를 하러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나무꾼은 길을 잃고 헤매다가 낡은 오두막 한 채를 발견했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보니, 텅 빈 방 한가운데 낡은 감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팠던 나무꾼은 혹시 먹을 것이 있을까 싶어 오두막 안을 더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실망한 나무꾼은 오두막을 나가려다 문득 감투가 눈에 들어왔다. 낡았지만 왠지 모르게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감투였다. 호기심에 감투를 집어 들어 머리에 써보니, 놀랍게도 자신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투명 인간이 된 것이다.
나무꾼은 깜짝 놀라 감투를 벗었다. 그러자 다시 자신의 모습이 나타났다. 신기한 마음에 다시 감투를 써 보니 역시나 모습이 사라졌다. 여러 번 반복한 끝에 나무꾼은 감투에 특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모습을 투명하게 만들어 주는 신비한 ‘도깨비 감투’였던 것이다.
욕심의 시작
도깨비 감투의 힘을 알게 된 나무꾼은 처음에는 그저 신기해하며 감투를 써보고 벗어보는 것을 반복했다. 하지만 곧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투명해지는 능력을 이용하면 남들이 모르게 돈을 훔칠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다음 날, 나무꾼은 감투를 쓰고 마을로 내려갔다. 시장에 들러 사람들이 북적이는 틈을 타 떡, 과일, 고기 등 먹고 싶은 음식을 훔쳐 배불리 먹었다. 아무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다. 돈이 필요할 때는 부잣집 담을 넘어 돈을 훔치기도 했다. 도깨비 감투는 나무꾼에게 손쉽게 부를 가져다주는 마법의 도구가 된 것이다.
점점 더 대담해진 나무꾼은 도둑질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먹을 것만 훔쳤지만, 점차 귀한 물건, 패물 등 값비싼 물건에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알아챘지만, 도둑의 그림자조차 볼 수 없으니 더욱 불안에 떨었다.
벌을 받다
어느 날 밤, 나무꾼은 큰 부잣집에 몰래 들어가 금덩이를 훔치려 했다. 하지만 집 안에는 덩치가 큰 개들이 여러 마리 있었고, 인기척을 느낀 개들은 맹렬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무꾼은 허둥지둥 도망치려 했지만, 발을 헛디뎌 뜰에 놓여 있던 큰 항아리에 빠지고 말았다.
항아리 안에서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 했지만, 항아리가 너무 깊고 미끄러워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개 짖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집주인은 항아리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수상하게 여겨 뚜껑을 덮어 버렸다.
꼼짝없이 갇힌 나무꾼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 시작했다. 도깨비 감투의 힘을 빌려 남의 것을 탐낸 자신의 욕심이 결국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나무꾼은 밤새도록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용서를 빌었다.
다음 날 아침, 집주인은 항아리 뚜껑을 열어보았다. 항아리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밤새도록 누군가가 갇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침에 확인해 보니 텅 비어 있었던 것이다. 집주인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항아리를 비워버렸다.
나무꾼은 도깨비 감투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그날 이후 다시는 감투를 쓰지 않았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것을 깊이 반성하며, 정직하게 나무를 해서 번 돈으로 살아갔다.
마무리하며
‘도깨비 감투’ 이야기는 투명해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감투를 얻게 된 나무꾼이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벌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달콤한 유혹에 빠져 남을 속이거나 해치는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더 큰 불행으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준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