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곶감 - 곶감에 겁먹은 호랑이의 해프닝
호랑이와 곶감 - 곶감에 겁먹은 호랑이의 해프닝

호랑이와 곶감 – 곶감에 겁먹은 호랑이의 해프닝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산 속에 힘센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떡 벌어진 어깨에 날카로운 발톱, 우렁찬 울음소리는 그 누구도 감히 호랑이 앞을 지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호랑이에게도 남모르는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배고픔이었습니다.

어느 날, 호랑이는 먹을 것을 찾아 어슬렁거리며 마을 근처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마을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잔뜩 굶주린 호랑이는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크앙! 이 놈의 마을,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한 게냐!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내 배를 채워줄 짐승은 없는 것이냐!"

도둑과 아이의 울음소리

도둑과 아이의 울음소리

그때, 저 멀리 외딴 집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호랑이는 잽싸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문틈으로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할머니가 아이를 달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내 새끼. 뚝 그쳐라. 호랑이가 잡아간다!" 하지만 아이는 더욱 크게 울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호랑이는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습니다. ‘흥, 뻔한 거짓말로 아이를 달래다니. 하지만 덕분에 저 녀석의 위치를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지.’ 호랑이는 당장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아이를 잡아먹을 기세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할머니가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에잇! 호랑이도 무서워하지 않는 게냐! 자, 여기 곶감 있다. 곶감 먹고 뚝 그치거라!"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이는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호랑이는 ‘곶감’이라는 처음 듣는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곶감? 곶감이라는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이기에, 저 아이가 울음을 멈추는 것이지? 곶감은 틀림없이 나보다 훨씬 더 힘이 센 맹수일 거야!’ 호랑이는 순간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습니다.

한편, 그 집에는 밤에 몰래 들어와 닭이라도 훔쳐갈 심산으로 숨어 있던 도둑이 있었습니다. 도둑은 헛간에 숨어 호랑이가 얼쩡거리는 모습을 보며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저 녀석, 아무래도 이 집을 노리는 것 같은데… 큰일 났네!’

곶감으로 오해받은 도둑

곶감으로 오해받은 도둑

잠시 후, 호랑이는 곶감에 대한 공포심을 떨쳐내지 못한 채 엉거주춤 집을 떠났습니다. 도둑은 호랑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때, 헛간에 묶여 있던 소가 갑자기 발버둥을 치면서 밧줄이 풀려버렸습니다. 놀란 소는 쏜살같이 밖으로 뛰쳐나갔고, 도둑은 소를 잡기 위해 있는 힘껏 달려 나갔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호랑이는 도둑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줄 알고 혼비백산했습니다. ‘아니, 곶감이 왜 저렇게 빨리 달려오는 거야! 역시 소문대로 엄청나게 무서운 녀석이로군!’ 호랑이는 있는 힘껏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은 있는 힘껏 소를 붙잡으려 했지만, 호랑이 눈에는 그저 곶감이 자신을 잡으려고 쫓아오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습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정신없이 도망치던 호랑이는 어느덧 깊은 숲 속에 다다랐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호랑이는 더 이상 달릴 힘조차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큰 나무 뒤에 몸을 숨긴 호랑이는 씩씩거리며 주변을 살폈습니다. 다행히 곶감은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호랑이의 오해와 교훈

한참 뒤, 안정을 되찾은 호랑이는 그제야 자신이 곶감이라는 존재에 완전히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할 정도로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던 곶감은, 사실 그저 말린 감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호랑이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몹시 부끄러워하며 다시는 마을 근처에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로 호랑이는 숲 속에서 더욱 열심히 사냥하며 자신의 힘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섣불리 남의 말을 믿거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함부로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무리하며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는 우리에게 섣부른 판단과 근거 없는 두려움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줍니다. 또한,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지 말고,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때로는 가장 무서운 적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두려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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