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를 골탕 먹인 농부 – 농부의 지혜로 도깨비 이김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욕심 많고 심술궂은 도깨비들이 살았습니다. 밤마다 마을에 내려와 짓궂은 장난을 치고, 맛있는 음식을 훔쳐 가는 통에 사람들은 밤잠을 설칠 지경이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골칫덩어리는 힘이 장사인 덩치 큰 도깨비였습니다.
가난하지만 슬기로운 농부
마을에는 가난하지만 슬기로운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갔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도왔습니다. 어느 날 밤, 농부의 집에도 도깨비가 나타났습니다. 험상궂은 얼굴로 떡하니 마루에 앉아 "당장 맛있는 음식을 내놓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하고 호통을 쳤습니다.
농부는 겁먹은 척하며 도깨비에게 말했습니다. "도깨비님, 저는 가난한 농부라 드릴 만한 음식이 변변치 않습니다. 하지만 괜찮으시다면 저와 내기 한판을 하시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기면 도깨비님께서는 다시는 마을에 내려오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기발한 내기 제안
도깨비는 농부의 제안에 코웃음을 쳤습니다. "흥! 네까짓 놈이 뭘 할 수 있겠느냐? 좋다, 내기를 해서 네 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마!"
농부는 빙긋 웃으며 세 가지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첫 번째 내기는 힘겨루기입니다. 두 번째는 누가 더 빨리 달리나 시합하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누가 더 큰 소리를 내나 겨루는 겁니다."
도깨비는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힘겨루기: 꾀를 써서 이기다
다음 날 아침, 농부와 도깨비는 마을 어귀 큰 바위 앞에서 힘겨루기를 시작했습니다. 도깨비는 콧김을 씩씩 내뿜으며 바위를 번쩍 들어 올리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빙그레 웃으며 바위 옆에 놓인 커다란 맷돌을 가리켰습니다.
"도깨비님, 저 맷돌을 들어 올리시면 제가 진 것으로 하겠습니다."
도깨비는 맷돌을 얕잡아보고 덤벼들었지만, 맷돌은 바위보다 훨씬 무거웠습니다. 아무리 힘을 써도 꼼짝도 하지 않자 도깨비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농부는 맷돌 밑에 몰래 밧줄을 연결해 놓고 있었고, 적당한 순간에 밧줄을 잡아당겨 맷돌을 살짝 들어 올렸습니다.
"자, 보십시오. 제가 이겼습니다."
도깨비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약속대로 농부가 이긴 것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달리기 시합: 지혜를 발휘하다
두 번째 내기는 달리기 시합이었습니다. 농부와 도깨비는 마을 뒷산 정상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나를 겨루기로 했습니다. 도깨비는 쏜살같이 달려 나갔지만, 농부는 꾀를 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자기 집에서 키우던 소에게 부탁하여 뒷산 정상에서 기다리게 한 것입니다.
도깨비가 헐떡거리며 정상에 도착했을 때, 이미 소가 먼저 와서 "음메!" 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도깨비님, 이번에도 제가 이겼습니다."
도깨비는 속았다는 생각에 씩씩거렸지만, 어쩔 수 없이 농부의 승리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소리 내기: 허를 찌르는 방법
마지막 내기는 누가 더 큰 소리를 내나 겨루는 것이었습니다. 도깨비는 있는 힘껏 고함을 질렀습니다. 산이 울리고 땅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소리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귀를 막고 괴로워했지만, 농부는 태연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농부는 도깨비에게 조용히 다가가더니, 그의 귓속에 대고 꽹과리를 힘껏 쳤습니다. "쨍!" 하는 날카로운 쇳소리에 도깨비는 귀가 멍멍해지고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제 소리가 더 컸지요?"
도깨비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농부의 지혜에 완전히 KO패를 당한 것이죠. 그는 두 번 다시 마을에 내려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쏜살같이 도망쳤습니다.
마무리하며
도깨비는 농부의 지혜에 속아 다시는 마을에 나타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힘보다는 지혜가 더 중요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농부처럼 긍정적인 마음과 지혜를 발휘한다면, 우리도 삶 속에서 마주하는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