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 호랑이를 피해 하늘의 해와 달이 됨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 외딴 집에 어머니와 오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단란한 가족이었죠. 어머니는 늘 삯바느질을 하거나 남의 집 일을 도와주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고갯길을 힘겹게 오르는데, 웬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으르렁거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흥! 썩 물러가지 않으면 잡아먹을 테다!"
어머니는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호랑이는 어머니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덤벼들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저는 늙고 병든 늙은이일 뿐입니다. 저를 잡아먹는다고 배가 부르시겠어요? 저에게는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어머니의 애절한 부탁에 호랑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마침 가지고 있던 떡을 호랑이에게 하나 건네주었습니다. 호랑이는 떡을 덥석 받아먹더니, 또다시 길을 막았습니다.
"떡 하나 더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남은 떡을 모두 호랑이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호랑이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떡도 없으니, 너라도 잡아먹어야겠다!"
결국 호랑이는 어머니를 잡아먹고 말았습니다.
호랑이의 변신
배를 채운 호랑이는 어머니로 변장하여 오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쿵, 쿵, 쿵. 호랑이는 굵직한 목소리로 문을 두드렸습니다.
"얘들아, 엄마 왔다! 문 열어라."
오누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호랑이의 손은 너무나 거칠고 험악했습니다.
"엄마 손이 왜 이렇게 거칠어?"
호랑이는 당황하며 대답했습니다.
"아, 굴뚝 청소를 하고 왔더니 손이 이렇게 되었구나."
오누이는 여전히 의심스러웠지만,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호랑이는 험상궂은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누이는 호랑이의 모습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습니다.
"너희들도 잡아먹어야겠다!"
호랑이는 으르렁거리며 오누이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오누이는 혼비백산하여 집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하늘로 향하는 오누이
오누이는 정신없이 도망쳤습니다. 숲 속을 헤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왔습니다. 오누이는 썩은 동아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아줄을 붙잡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호랑이도 오누이를 쫓아왔습니다. 호랑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튼튼한 동아줄을 붙잡고 쏜살같이 올라갔습니다. 오누이는 호랑이가 뒤쫓아오는 것을 보고 더욱 필사적으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하늘에 도착한 오누이는 하늘에게 빌었습니다.
"하늘님, 저희를 살려주세요. 저희를 해와 달로 만들어주세요."
하늘은 오누이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동생은 밝은 달이 되었고, 오빠는 뜨거운 해가 되었습니다.
호랑이는 하늘까지 쫓아왔지만, 힘이 다해 동아줄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해와 달이 된 후
해가 된 오빠는 너무 뜨거워서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달이 된 동생은 너무 부끄러워서 늘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했습니다.
사람들은 해에게는 "해님, 제발 조금만 덜 뜨거워 주세요."라고 빌었고, 달에게는 "달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빛은 아름답습니다."라고 위로했습니다.
그 후로 해는 조금 덜 뜨거워졌고, 달은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환하게 빛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무리하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오누이의 아름다운 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전래동화입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해와 달을 보며 오누이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