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소금장수 – 소금장수의 지혜로운 대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산 속 외딴 길을 홀로 걷는 소금장수가 있었습니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를 훔치며 고갯길을 오르던 소금장수는 문득 으스스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때, 험상궂은 얼굴을 한 도깨비가 떡 하니 나타나 소금장수의 앞길을 막았습니다.
도깨비의 억지 심술
도깨비는 험악한 표정으로 소금장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네 놈은 어디서 오는 길이냐? 이 산은 내 구역이니, 지나가려면 통행세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소금장수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소금을 팔러 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가진 것이 소금밖에 없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도깨비는 눈을 번뜩이며 말했습니다. “흐음, 소금이라… 좋다! 네 짐에 든 소금 전부와 내 짐에 든 것 전부를 바꾸도록 하자!” 도깨비는 짐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 채 소금만 탐내는 듯했습니다. 소금장수는 속으로 셈을 해 보았습니다. 도깨비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니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순순히 물러설 수는 없었습니다.
소금장수의 기지
소금장수는 머리를 굴려 도깨비에게 제안했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냥 바꿀 수는 없습니다. 누가 더 현명한지 내기를 해서 이긴 사람이 전부 가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도깨비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좋다! 내 지혜를 당할 자는 없으니, 네 꾀로 나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첫 번째 내기는 누가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지 겨루는 것이었습니다. 도깨비는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 올리며 뽐냈습니다. 소금장수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소금 한 줌을 들어 올렸습니다. 도깨비는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겨우 소금 한 줌이라니!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하지만 소금장수는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보십시오. 제가 든 소금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것이니, 바다 전체의 무게와 같습니다. 당신이 든 바위는 그저 돌덩이에 불과하니, 제가 이겼습니다!” 도깨비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소금장수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 기회, 소금장수의 재치
두 번째 내기는 누가 더 뜨거운 것을 만질 수 있는지 겨루는 것이었습니다. 도깨비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손을 넣으며 자랑했습니다. 소금장수는 이번에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소금 한 줌을 불길 속에 던져 넣었습니다.
도깨비는 어이없어하며 말했습니다. “불에 소금을 던져 넣다니! 뜨거움을 겨루는 내기에서 도망치는 것이냐!” 소금장수는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보십시오. 소금은 뜨거운 불에 닿자마자 녹아 사라지지 않습니까? 이는 소금이 불보다 더 뜨겁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겼습니다!” 도깨비는 또 다시 소금장수의 기지에 감탄하며, 어쩔 수 없이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마지막 승부, 도깨비의 어리석음
마지막 내기는 누가 더 멀리 볼 수 있는지 겨루는 것이었습니다. 도깨비는 눈을 크게 뜨고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며 뽐냈습니다. 소금장수는 이번에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소금 한 줌을 눈에 뿌렸습니다.
도깨비는 고통스러워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소리쳤습니다. “눈에 소금을 뿌리다니! 대체 무슨 짓이냐!” 소금장수는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보십시오. 소금 때문에 눈이 아파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당신보다 훨씬 더 멀리,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겼습니다!” 도깨비는 소금장수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논리에 혀를 내두르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도깨비는 소금장수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산 속으로 도망쳤습니다. 소금장수는 도깨비의 짐을 확인해 보니, 금은보화가 가득했습니다. 소금장수는 지혜 덕분에 큰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이야기는 겉으로 보이는 힘이나 권력보다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소금장수는 자신의 재치와 기지를 발휘하여 험악한 도깨비를 이겨내고 부를 얻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는 우리 삶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섣불리 남을 속이려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더 큰 손해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