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예측 불허의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의 혼란스러운 내면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기억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잊혀져 가는 기억, 되살아나는 살인 본능
주인공 김병수는 과거 연쇄살인범이었지만, 현재는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딸 은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혼란 속에서 과거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마주친 박주태라는 남자가 자신과 같은 ‘냄새’를 풍긴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합니다.
김병수는 딸 은희를 박주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를 감시하기 시작하지만, 알츠하이머 때문에 기억은 점점 더 흐릿해지고,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는 과거의 살인 기록을 담은 노트를 다시 꺼내 읽으며 자신의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지만,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뿐입니다.
딸을 지키기 위한 사투,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김병수는 박주태가 딸 은희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는 과거의 살인 기술을 되살려 박주태를 제거하려 하지만, 알츠하이머 때문에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고,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그는 자신의 기억이 온전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믿고 있는 진실이 과연 진실인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김병수의 시점을 따라 전개되면서 독자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그의 기억은 끊임없이 왜곡되고 뒤섞이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망상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과연 박주태는 정말 살인자인가? 김병수는 딸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김병수는 정말 과거의 살인자인가?
기억의 허상,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
소설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기억의 허상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김병수는 알츠하이머 때문에 기억을 잃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흔들립니다. 그는 과거의 살인 기억과 현재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며,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지, 기억이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소설 속에서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기억이 사라지면 인간은 자신의 과거와 단절되고,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김병수는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기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
소설은 예측 불허의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을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듭니다. 김병수가 믿고 있던 진실이 뒤집히고,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과연 김병수는 딸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잊혀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충격적인 결말은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마무리하며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탄탄한 구성과 흡입력 있는 문체가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예측 불허의 전개는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기억의 허상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은 오랫동안 곱씹게 만듭니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원하는 독자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