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고요한 노래 – 숲의 소리가 전하는 전설

by Haul · 6월 3, 2025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고 깊은 산속에는 신비로운 힘을 가진 숲이 있었습니다. 그 숲은 단순히 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 심지어는 작은 벌레의 날갯짓 소리까지, 숲 속 모든 소리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사람들은 그 숲을 ‘노래하는 숲’이라고 불렀습니다.

숲의 수호자와 사라진 아이

노래하는 숲에는 특별한 존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숲의 정령, ‘숲지기’였습니다. 숲지기는 나뭇잎으로 엮은 옷을 입고, 이끼로 만든 모자를 쓴 모습으로 숲을 자유롭게 거닐었습니다. 그는 숲의 모든 소리를 듣고 이해하며, 숲의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어느 해,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찾아 숲으로 들어왔고, 점점 더 깊숙한 곳까지 발길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숲은 점점 훼손되었고, 숲의 노래는 점점 슬픈 울음소리로 변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어린 아이 ‘다솜이’가 숲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다솜이의 부모는 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숲을 샅샅이 뒤졌지만, 다솜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부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숲지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숲의 노래를 듣는 아이

다솜이는 호기심 많고 활발한 아이였습니다. 숲에 들어서자, 다솜이는 숲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습니다. 키 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이름 모를 꽃들이 땅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다솜이는 꽃을 꺾고 나뭇잎을 만지며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다솜이는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려움에 휩싸인 다솜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 아빠를 불렀지만, 메아리만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그때, 다솜이의 귀에 작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분명히 노랫소리였습니다. 다솜이는 노랫소리를 따라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노랫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마침내 다솜이는 작은 연못 앞에 다다랐습니다. 연못 가운데에는 빛나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연못 주변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꽃들 사이에서 숲지기가 다솜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숲지기의 시험과 용서

숲지기는 다솜이에게 다가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는 왜 이곳에 왔느냐?” 다솜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길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숲지기는 다솜이를 잠시 바라보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숲은 소중한 곳이다.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너는 숲을 아끼고 보호할 수 있겠느냐?”

다솜이는 숲지기의 질문에 진심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숲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몰랐습니다. 이제부터 숲을 아끼고 보호하겠습니다.” 다솜이의 진심을 느낀 숲지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네 마음을 알겠다. 너를 마을로 돌려보내 주겠다.”

숲지기는 다솜이에게 특별한 씨앗을 하나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이 씨앗은 숲의 생명력을 담고 있다. 이 씨앗을 심고 잘 가꾸면, 숲은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다솜이는 숲지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숲지기가 알려준 길을 따라 마을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