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 슬픔을 모르는 아이

by Haul · 6월 20, 2025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청소년 소설 분야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작품은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라는 희귀 질환을 앓는 주인공 선윤재를 통해, 감정의 이해와 소통, 그리고 인간관계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줄거리

선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적인 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의 뇌 속 편도체의 크기가 일반인보다 작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윤재의 곁에는 할머니와 엄마가 있었고, 그들은 윤재에게 감정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할머니는 윤재에게 감정 스티커를 만들어 상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도록 훈련시키고, 엄마는 윤재가 평범한 아이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합니다.

하지만 윤재의 평범한 일상은 끔찍한 사고로 인해 무너지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외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윤재는 눈 앞에서 할머니와 엄마를 잃게 됩니다. 이후 윤재는 혼자 남겨져 할머니가 운영하던 낡은 책방을 지키며 살아가게 됩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윤재는 ‘문제아’로 낙인찍힌 곤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곤이는 분노와 폭력으로 가득 찬 아이였지만, 윤재에게는 묘한 호기심을 느낍니다. 곤이는 윤재에게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곤이의 행동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곤이는 점차 윤재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우정을 쌓아갑니다.

또 다른 인물인 도라는, 윤재에게 호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다가옵니다. 도라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윤재에게 다양한 감정을 알려주려 노력합니다. 윤재는 도라와의 만남을 통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조금씩 변화해 나갑니다.

윤재는 곤이, 도라와의 관계를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지만, 여전히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던 중, 윤재는 과거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윤재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진정한 인간관계의 의미와 감정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비록 완벽하게 감정을 느낄 수는 없지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통해 점차 성장해 나갑니다.

주제 및 메시지

"아몬드"는 단순히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소설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지는 사회, 소통의 단절, 그리고 진정한 인간관계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는 곤이와 도라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감으로써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소설은 또한 ‘다름’에 대한 포용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윤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편견과 차별에 직면하지만, 그는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하려 노력합니다.

문학적 평가

"아몬드"는 손원평 작가의 섬세한 문체와 깊이 있는 메시지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간결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장과 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주인공 윤재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유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