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2017년부터 2020년 사이에 발표된 7편의 단편을 묶어 놓은 작품입니다. 특유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개인의 내면과 사회의 단면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줄거리: 기억과 진실 사이의 엇갈림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각기 다른 인물과 상황을 통해 기억, 진실, 관계의 불안정성을 탐구합니다. 김애란 작가 특유의 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문체는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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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콜센터 상담원인 화자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발신자는 과거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 그는 화자의 목소리에서 아들을 느낀다며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옵니다. 화자는 아버지의 슬픔에 공감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고,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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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미래: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세 친구. 졸업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그들은 오랜만에 영화제에서 재회합니다. 하지만 어색함과 불편함만이 감돌 뿐, 과거의 뜨거웠던 열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씁쓸한 현실 속에서 그들은 각자의 침묵 속에 잠겨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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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나’는 우연히 친구의 아내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의 아내는 과거 유명 작가의 대필 작가로 활동했던 것. ‘나’는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새로운 소설을 구상하지만,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혼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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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terrestrial: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도시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아버지와 현실의 고통에 힘겨워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아이의 모습은 깊은 슬픔과 연민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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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는 손: 어린 시절 화재 사고로 손에 흉터가 생긴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흉터를 숨기기 위해 늘 장갑을 착용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던 그녀는 어느 날 한 남자를 만나면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남자는 그녀의 흉터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그녀는 비로소 자신을 긍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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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찬성과 에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노찬성은 어느 날 길에서 버려진 강아지 에반을 발견합니다. 에반에게 정을 주며 함께 지내던 그는 예상치 못한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에반은 노찬성에게 큰 위로와 행복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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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화자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기억은 어긋나고, 진실은 모호해집니다. 과거의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은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고, 화자는 혼란에 빠집니다.
작품 속 주요 메시지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기억의 불확실성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갇혀 타인의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와 갈등을 겪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인간의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도 엿볼 수 있습니다. 뺑소니 사고, 재난, 빈곤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섬세하게 다루며,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합니다.
김애란 작가의 문학적 특징
김애란 작가는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습니다.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그녀의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깁니다.
마무리하며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기억과 진실,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김애란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은 독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현실의 고통과 마주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