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파격적 페미니즘 논란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파격적 페미니즘 논란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파격적 페미니즘 논란

양귀자 작가의 문제작,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1992년 출간과 동시에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소설입니다. 1986년 ‘원미동 사람들’을 통해 80년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1990년 ‘희망’으로 시대의 갈등과 모순을 깊이 있게 다룬 양귀자 작가가 선보인 두 번째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젊은 여성이 인기 남자 배우를 납치, 감금하는 파격적인 설정은 이전 작품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소설, 욕망의 심연을 드러내다

소설, 욕망의 심연을 드러내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한 젊은 여성, ‘나’가 인기 남자 배우 ‘윤호’를 납치하면서 시작됩니다. 평범한 듯 보였던 ‘나’는 윤호에 대한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극단적인 행동을 감행합니다. 그녀는 윤호를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를 조종하려 합니다.

납치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소설은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욕망, 소유욕, 그리고 좌절감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억압적인 양육 방식 속에서 결핍된 애정을 갈구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녀에게 윤호는 단순한 동경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존재, 즉 ‘금지된 것’을 향한 맹목적인 열망의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광기와 집착, 그 이면의 슬픔

광기와 집착, 그 이면의 슬픔

소설은 ‘나’의 시점을 통해 전개되며, 독자는 그녀의 심리 변화를 생생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윤호를 감금한 후, ‘나’는 점차 광기와 집착에 휩싸입니다. 그녀는 윤호에게 완벽한 복종을 강요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이면 극도로 불안해하며 분노를 표출합니다.

하지만 소설은 단순히 ‘나’를 광기 어린 여성으로만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행동 이면에는 깊은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 좌절하고,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통을 해소하려 합니다. 윤호 납치는 그녀의 일그러진 욕망의 표출이자, 동시에 사회에 대한 저항의 몸짓이었던 것입니다.

페미니즘 논쟁, 그 의미는

페미니즘 논쟁, 그 의미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출간 당시 페미니즘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납치하고 감금하는 파격적인 설정이 남성 중심적인 사회 질서를 전복하는 시도로 해석하며 환영했습니다. 반면, 다른 일부에서는 여성을 광기 어린 존재로 묘사하며 여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소설이 가진 복잡한 의미를 드러냅니다. 소설은 여성의 욕망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를 비판하는 동시에, 그 욕망이 극단적으로 발현될 때 나타날 수 있는 폭력성을 경고합니다. 또한, 여성 역시 사회적 약자로서 억압받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타인을 억압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소설의 결말

‘나’의 광기와 집착은 결국 파국을 맞이합니다. 윤호는 탈출을 시도하고, ‘나’는 체포됩니다. 소설은 ‘나’의 몰락을 통해 욕망의 위험성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마무리하며,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욕망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개인의 고통과 좌절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You may also like...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