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여포의 변덕 – 여포가 이리저리 세력을 바꾸며 신뢰 잃음.
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여포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兔)’라는 말처럼, 인간 중에는 여포, 말 중에는 적토마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무력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그의 용맹함은 잦은 변절과 배신으로 빛이 바랬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천하무적 여포, 그의 화려한 등장
여포는 원래 병주 자사 정원의 휘하에서 기병을 이끄는 장수였습니다. 뛰어난 무예와 용맹함으로 정원의 신임을 얻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더 큰 야망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동탁이 헌제를 옹립하고 조정을 장악하면서 천하가 혼란에 빠집니다. 동탁은 여포의 용맹함을 탐내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계략을 세웁니다.
동탁의 모사 이유가 여포에게 접근하여 금은보화와 함께 적토마를 선물하며 회유합니다.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명마로, 무장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존재였습니다. 결국 여포는 동탁의 유혹에 넘어가 정원을 배신하고 동탁의 양아들이 됩니다. 천하무적이라 불리던 여포는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의 주군을 배신하는 오점을 남기게 된 것입니다.
동탁 암살, 잠시나마 정의를 택하다
동탁은 여포를 양아들로 삼은 후 더욱 기세등등해져 폭정을 일삼습니다. 그의 폭정에 분노한 사도 왕윤은 미인계를 이용하여 동탁과 여포 사이를 이간질합니다. 왕윤은 자신의 양녀 초선을 동탁에게 바쳐 환심을 산 뒤, 초선을 여포에게 접근시켜 사랑에 빠지게 만듭니다.
초선은 동탁에게는 여포를 칭찬하고, 여포에게는 동탁의 횡포를 고하며 둘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결국 질투심에 눈이 먼 여포는 왕윤과 함께 동탁 암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 동탁을 죽인 여포는 한때 역적을 제거한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습니다.
쫓기는 신세, 거듭되는 배신과 불신
동탁을 제거한 후, 여포는 왕윤과 함께 조정을 장악하려 하지만, 동탁의 잔당 이각과 곽사의 반격에 밀려 장안을 버리고 도주합니다. 이후 여포는 원술, 원소, 장막 등 여러 제후들에게 의탁하지만, 그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잦은 배신으로 인해 환영받지 못합니다.
원술에게 의탁했을 때는 군량미를 약탈하여 원술의 분노를 샀고, 원소에게 의탁했을 때는 원소의 근거지를 빼앗으려다 실패하여 쫓겨납니다. 장막에게 의탁했을 때는 조조의 공격을 받아 장막과 함께 패주하는 신세가 됩니다. 여포는 뛰어난 무력을 가졌지만, 인간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여 끊임없이 배신과 불신 속에서 고립되어 갑니다.
최후의 결전, 몰락한 영웅의 비참한 최후
결국 여포는 서주를 점거하고 독립 세력을 구축하지만, 조조의 공격을 받아 하비성에서 포위됩니다. 조조는 여포를 회유하려 하지만, 여포는 망설입니다. 이때 여포의 부하 후성, 송헌, 위속 등이 여포를 배신하고 조조에게 투항하면서 여포는 더욱 궁지에 몰립니다.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여포는 부하들에게 붙잡혀 조조에게 압송됩니다. 조조는 여포의 용맹함을 아껴 등용하려 하지만, 유비는 "조조님, 정원을 섬기다 동탁을 섬기고, 동탁을 섬기다 또 다른 주인을 섬긴 자를 어찌 믿으시겠습니까?"라며 여포를 제거할 것을 간청합니다. 결국 조조는 유비의 말을 따라 여포를 처형합니다.
뛰어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변덕스러운 성격과 잦은 배신으로 인해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걸었던 여포. 그의 비극적인 최후는 우리에게 인간관계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마무리하며
여포는 삼국지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가진 인물 중 하나였지만, 잦은 변절과 배신으로 인해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신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훈적인 사례입니다. 뛰어난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신뢰를 쌓고 유지하는 것임을 여포의 삶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