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유비와 조조의 술자리 – 조조와 유비가 정치적 본심을 떠보는 장면.
20. 유비와 조조의 술자리 – 조조와 유비가 정치적 본심을 떠보는 장면.

20. 유비와 조조의 술자리 – 조조와 유비가 정치적 본심을 떠보는 장면.

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조조와 유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이상을 품고 천하를 다투었던 두 사람. 그들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바로 ‘유비와 조조의 술자리’입니다. 술잔을 기울이며 웃음꽃을 피웠지만, 그 속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었던, 숨 막히는 정치적 암투의 현장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천하의 영웅은 누구인가? 조조의 도발

천하의 영웅은 누구인가? 조조의 도발

때는 건안 4년(199년), 헌제를 옹립하여 사실상 후한의 실권을 장악한 조조는 유비를 자신의 휘하에 두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유비를 후대하며 예주목이라는 벼슬까지 내렸지만, 조조는 유비의 속마음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했습니다. 유비 역시 자신의 야망을 숨긴 채 조조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죠.

어느 날, 조조는 유비를 자신의 막사로 초대하여 술자리를 마련합니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조조는 갑자기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집니다. "현덕(유비의 자), 천하의 영웅은 누구라고 생각하시오?"

유비는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조조가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신중하게 대답했습니다. "원술은 뼈대만 화려하고 속은 텅 비어 있으니 영웅이라 할 수 없습니다. 원소는 겉으로는 너그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시기심이 많으니 역시 영웅이라 할 수 없지요. 유표, 손책, 장수, 유장 등도 모두 한 지방을 지키는 데 급급할 뿐, 큰 뜻을 품지 못했으니 영웅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유비는 일부러 이름 있는 제후들을 거론하며 그들의 단점을 지적했습니다. 조조의 의중을 떠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속내를 감추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답이었죠. 하지만 조조는 만족하지 못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영웅이란 말이오?"

조조의 본심, 드러나는 날카로운 발톱

조조의 본심, 드러나는 날카로운 발톱

유비는 더욱 긴장했습니다. 조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숨을 고르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식견이 짧아 감히 영웅을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조조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오, 현덕이야말로 천하의 인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소. 솔직하게 말해보시오. 누가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하시오?"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유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아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짐작하건대, 영웅이란 하늘의 뜻을 알고 땅의 이치를 통달하며, 뛰어난 지략과 용맹으로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 자가 아니겠습니까?"

조조는 크게 웃으며 유비를 가리켰습니다. "하하하! 현덕, 바로 나와 당신이 천하의 영웅이 아니겠소!"

유비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조조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당황한 그는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천둥소리가 크게 울려 퍼져 유비는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아, 천둥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유비는 천연덕스럽게 둘러댔고, 조조는 의심하면서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숨겨진 진실, 유비의 계략

하지만 유비가 젓가락을 떨어뜨린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조조의 시험을 예상하고 있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미리 계략을 준비해두었던 것입니다. 천둥소리는 유비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였고, 그는 능숙하게 위기를 넘겼습니다.

조조는 유비의 대답에서 자신의 야망을 간파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유비 또한 자신 못지않은 야심가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이 술자리는 겉으로는 화기애애했지만, 두 사람의 속마음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서로를 겨누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유비와 조조의 술자리는 삼국지에서 손꼽히는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속내를 떠보는 두 영웅의 모습은,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파란만장한 역사를 예고하는 듯합니다. 이 일화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정치적 암투의 냉혹함을 엿볼 수 있으며, 삼국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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