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사회로 : AI 시대, 함께 살아가는 법 – 정균승 지음

기본소득을 넘어, 모두가 존엄한 삶을 누리는 ‘기본사회’로: 정균승 『기본사회를 넘어 기본사회로』 리뷰
정균승 저자의 『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사회로』는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주거, 의료, 돌봄, 교육 등 9가지 기본 서비스를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기본사회’로 정의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사회 계약을 재정립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기본소득, 존엄의 씨앗을 틔우다
책은 기본소득이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것을 넘어, 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로 시작한다. 30만 원이라는 작은 돈이 사람들에게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고, 공동체의 문을 열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복지 수급자에 대한 낙인 없이, 노동을 선택할 자유를 보장하는 기본소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물론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 마련인데, 저자는 세금뿐만 아니라 공유부 배당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AI와 재생에너지와 같은 기술 발전을 ‘성장의 다리’로 삼아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돈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빈자리, 기본서비스의 중요성
하지만 저자는 기본소득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기댈 곳 없는 현실, 관계가 단절된 사회에서는 삶을 지탱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거, 의료, 돌봄, 교육, 교통, 에너지, 통신, 금융, 문화라는 9가지 기본서비스를 제시한다.
- 기본주거: 몸을 눕힐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 기본의료: 아플 수 있는 권리
- 기본돌봄: 혼자서는 살아낼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한 지원
- 기본교육: 출발선의 차이를 좁히는 힘
- 기본교통: 이동의 자유, 연결의 권리
- 기본에너지: 전기와 난방, 삶을 켜는 힘
- 기본통신: 디지털 시대의 생존 인프라
- 기본금융: 금융 접근성 확대
- 기본문화: 문화 향유의 기회 보장
이러한 기본서비스는 ‘같이’가 사라진 사회에서 삶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다. 공공의 이름으로 곁에 머무는 존재가 되어, 모든 시민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어야 한다.
복지국가를 넘어 기본사회로, 새로운 사회 계약
저자는 복지국가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본사회가 새로운 사회 계약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사회는 시민, 마을, 지방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와 연대를 통해 만들어진다. 시민은 정책의 수혜자를 넘어 설계자가 되고, 마을은 가장 작은 기본사회의 단위가 된다. 지방정부는 실천하는 행정기관으로서, 기술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본사회는 설계에서 시작된다. 행정은 플랫폼이 되어 시민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기술은 사람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지, 햇빛과 바람과 같은 공유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기본사회 선언, 함께 쓰는 미래의 이름
저자는 기본사회가 정책에서 제도로, 정치의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지국가의 계약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본사회는 새로운 계약을 요구한다. 이는 함께 쓰는 미래를 향한 선언이며, 삶으로 증명되는 실천을 통해 지금, 여기서 시작될 수 있다.
마무리하며
『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사회로』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책이다.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를 결합하여 모든 시민이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사회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이상을 넘어, 구체적인 실현 방안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설계도를 함께 그려나가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