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대통령 권력의 제도적 분석: 푸틴 체제의 안정성과 취약성을 넘어서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은 단순히 개인의 카리스마나 성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질서, 정당 체계, 관료제, 엘리트 정치 등 복잡하게 얽힌 제도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주장을 담은 책, "러시아 대통령 권력의 제도 분석" (하세가와 유우지 저, 게이오기주쿠대학 출판회, 2025)을 소개한다. 이 책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권력 제도의 변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추적하며, 특히 푸틴 체제 하에서 권력 집중이 어떻게 제도화되었는지 분석하여 러시아 정치의 안정성과 그 이면에 숨겨진 취약성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현대 러시아 통치 기구: 크렘린의 역할과 문제점
저자는 현대 러시아 통치 기구의 핵심으로 크렘린을 지목하며, 크렘린이 단순한 행정부가 아닌 복잡한 정치적 메커니즘임을 강조한다.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 책은 크렘린을 중심으로 러시아 대통령 권력이 어떻게 제도적으로 작동하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안전보장회의의 제도 설계: 집행 권력의 우위
책은 러시아 안전보장회의의 제도 설계 과정을 자세히 살펴본다. 옐친 시대 혼란 속에서 대통령 중심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1993년 10월 사건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이 더욱 강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 헌법 체제 내에서 대통령 기관이 갖는 독점적 지위를 강조하며, 집행 권력의 우위가 어떻게 확립되었는지 분석한다.
옐친에서 푸틴으로: 수직 권력 구축과 안전보장회의
옐친 시대의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고 푸틴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수직 권력" 구축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푸틴은 정치 개혁을 추진하면서 안전보장회의를 통해 권력을 집중시키고, 인사 정책을 통해 자신의 측근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또한, 연방제 개혁 과정에서도 안전보장회의를 활용하여 중앙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했다.
국가안전보장전략의 체계화: 정책 조정 메커니즘과 2010년 안보법 정비
러시아의 국가안전보장정책과 안보회의의 관계를 분석하며, 안보회의 산하의 부처 간 위원회를 통해 국가안전보장전략이 어떻게 수립되고 실행되는지 설명한다. 특히 2010년 제정된 안전보장법을 중심으로 새로운 안전보장 법제가 갖는 특징과 의미를 분석하며, 이를 통해 러시아의 정책 결정 과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러시아 대통령부와 국가 관료 기구: 집권화와 부문 간 갈등
러시아 대통령부가 단순한 행정 기관을 넘어선 막강한 권력 기구임을 강조한다. 푸틴 2기 정권 하에서 대통령부 내부 부서를 강화하고 인사 정책을 통해 권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러한 집권화 과정에서 부문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러시아 정치의 내부 역학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020년 헌법 개정: 초 대통령제의 제도화
2020년 헌법 개정이 러시아 정치 체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특히 대통령 권한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연방 정부, 의회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안보회의 부의장직 신설 등 2020년 안보회의 개혁이 안전보장 법제에 미친 영향도 분석한다. 이를 통해 2020년 헌법 개정이 "초 대통령제"를 제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대통령 권력의 변용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국내 정치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전쟁 상황 하에서 대통령 권력이 어떻게 강화되었는지, 동원령 시행과 같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본다. 또한, 러시아-북한 관계 강화를 둘러싼 정치 엘리트들의 동향을 분석하며, 전쟁이 러시아 정치 권력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들을 조명한다.
마무리하며
결론적으로 이 책은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이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제도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푸틴 체제의 안정성은 이러한 제도적 기반에서 비롯되지만, 동시에 권력 집중과 관료제의 비효율성 등 취약성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대통령 권력의 제도 분석"은 러시아 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며, 앞으로 러시아의 정치적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