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밖의 이름들 : 법 테두리 바깥의 정의를 찾아서 – 서혜진 지음

법의 사각지대, 침묵 속 외침: 서혜진의 "법정 밖의 이름들" 리뷰
서혜진 변호사의 "법정 밖의 이름들"은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폭력의 현실을 피해자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조명하는 책이다.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법과 제도가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인간의 고통과 절망, 그리고 희망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 그 고독한 싸움
저자는 오랫동안 피해자들을 변호하며 겪었던 생생한 경험들을 책 속에 녹여냈다. 피해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이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분노를 일으키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법의 보호망 아래 있어야 할 피해자들이 오히려 2차 피해에 노출되는 현실, 가해자의 권리만 옹호되는 듯한 불공정한 상황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책은 피해자들이 침묵을 깨고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겪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폭력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과거의 트라우마와 싸워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법이 놓친 시간, 정의의 의미를 되묻다
"법정 밖의 이름들"은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드러낸다. 법은 과거의 사건을 심판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이 겪는 현재의 고통을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다.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피해 숨어버리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남겨진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들의 상처는 사회적으로 쉽게 잊혀진다.
책은 국민참여재판, 집행유예 등 법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피해자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며, 정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피해자들을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서로를 지키는 말들, 희망을 이야기하다
책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저자는 피해자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법률에는 마음이 없지만,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는 피해자들을 변론하는 변호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는다.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달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의 헌신적인 모습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마무리하며
"법정 밖의 이름들"은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법과 제도가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피해자들을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말이 닿는 자리까지, 사람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