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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자부심 :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새로운 우파의 탄생 –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도둑맞은 자부심 :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새로운 우파의 탄생

도둑맞은 자부심: 트럼프 지지층, 감정의 정치, 그리고 미국의 미래

앨리 러셀 혹실드의 "도둑맞은 자부심"은 미국 사회의 깊은 균열을 파고들어, 어떻게 블루칼라 백인 노동자들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에서 트럼프 지지로 이동하게 되었는지 7년간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밝혀낸 역작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정치적 분석을 넘어, 개인의 감정과 자부심이 정치적 선택에 미치는 심오한 영향을 보여줍니다.

자부심의 역설: 왜 분노하는가

혹실드는 루이지애나 주의 보수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들이 느끼는 ‘밀려남’의 감정에 주목합니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며 세금을 내지만, 정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새치기를 하는" 듯한 부당함을 느끼는 것이죠. 이러한 감정은 흑인, 이민자, 페미니스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훔쳐갔다’는 인식으로 이어집니다.

이들의 분노는 단순히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만은 아닙니다. 혹실드는 이들이 겪는 ‘자부심의 상실’에 주목합니다. 과거 탄광 산업이나 제조업의 번성으로 자부심을 느꼈던 이들은, 산업의 쇠퇴와 함께 일자리를 잃고 사회적으로 무시당한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자부심의 상실은 ‘도둑맞은 것’이라는 정치적 서사로 재구성되어, 트럼프와 같은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동기가 됩니다. 트럼프는 이들의 분노와 좌절감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이들의 자부심을 되찾아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군중 속의 얼굴들: 다양한 이유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

책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줍니다. 자수성가를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사람들, 과거의 성공에 갇혀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나쁜 놈’이라는 사실에서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까지.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소외감’과 ‘자부심의 상실’입니다.

혹실드는 또한 이들이 인종주의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탐구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흑인이나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며, 이들을 비난하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 그리고 자신의 자부심을 지키려는 방어기제로서 작용합니다.

격동하는 정치: 감정이 만들어낸 결과

"도둑맞은 자부심"은 감정이 정치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감정을 이용하여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극단적인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은 이러한 감정의 폭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실드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공감의 다리’를 건설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쉽지 않습니다. 깊어진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화와 이해,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도둑맞은 자부심"은 미국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트럼프 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우경화 현상의 근원을 감정의 차원에서 조명합니다. 혹실드의 통찰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귀중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 또한 양극화 심화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도둑맞은 자부심"은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노력을 통해, 더 포용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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