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전략 : 외교 역사와 이론으로 살펴보는 국제정치 속 오판의 메커니즘 – 비어트리스 호이저 지음

합리적 선택 너머의 국가 전략: 『잘못된 전략』 깊이 읽기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략은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선택의 산물일까? 비어트리스 호이저의 『잘못된 전략』은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국가 전략 수립 과정에 숨겨진 인간적 오류와 인지적 편향의 그림자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국제정치와 전쟁사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외교, 안보 전략이 종종 합리성이 아닌 오판과 착각에 의해 좌우됨을 보여준다.
합리적 행위자라는 착각: 이상과 현실의 괴리
전통적인 국제정치 이론은 국가를 합리적인 행위자로 가정한다. 즉, 국가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가정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지적하며, 국가 지도자 역시 인간이기에 편향, 오해, 잘못된 가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역사 속 수많은 전쟁과 외교적 실패는 바로 이러한 ‘합리적 행위자’라는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우리의 편향: 세상을 왜곡하는 렌즈
인간은 누구나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렌즈를 가지고 있으며, 이 렌즈는 우리의 판단과 선택에 깊숙이 관여한다. 저자는 확증 편향, 집단 사고, 손실 회피 성향 등 다양한 인지적 편향을 소개하며, 이러한 편향이 어떻게 국가 전략을 왜곡하는지 분석한다. 예를 들어, 지도자는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함으로써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집단 사고는 비판적인 의견을 억누르고 획일적인 결론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정보의 불확실성과 전략적 오판
전략 수립의 또 다른 어려움은 정보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국가는 종종 제한된 정보, 부정확한 정보, 심지어는 조작된 정보에 의존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정보의 부족, 정보의 왜곡, 정보의 과잉이 어떻게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지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적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거나, 자국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략 수립의 결점과 곤경: 완벽한 전략은 없다
저자는 전략 수립 과정 자체가 내재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략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하지만,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며 수많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아무리 정교하게 수립된 전략이라도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며, 실패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완벽한 전략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략가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무리하며
『잘못된 전략』은 국가 전략 수립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깊이 있게 통찰하는 책이다. 저자는 합리성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간적 오류와 인지적 편향의 영향을 고려해야만 더 나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국제정치를 공부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 그리고 국가의 미래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