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 구마시로 도루 지음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쾌적함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구마시로 도루의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우리는 쾌적하고 편리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러한 쾌적함은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을까? 구마시로 도루의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청결과 효율이 극대화된 사회가 역설적으로 개인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쾌적한 사회, 병들어가는 개인

저자는 아름다운 도시, 얌전한 아이들, 고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사회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묘사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러한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사회는 ‘정상성’이라는 좁은 틀을 강요하고, 이 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한다. 건강에 대한 강박,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다 느끼는 고독, 공간의 구조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관리하는 시스템 등은 우리를 끊임없이 옥죄는 요소들이다. 인터넷 역시 사회 분열을 부추기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과제들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된다.

자본주의와 정신 의료의 그림자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가 정신 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정신 건강 진료, 늘어나는 정신과 진단명, ‘죽고 싶다’는 불평을 의료화하는 사회 등은 우리를 질서의 동심원 안에 가두려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돈 때문에 아프고 돈 때문에 낫는 현실 속에서 정신 의료는 과연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건강, 의무가 된 불편한 진실

건강은 이제 개인의 선택이 아닌 모두의 의무가 되었다. 건강하고 늙지 않는 개인은 ‘우월한 개인’으로 여겨지며, 의료진은 선과 악을 판가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건강 위험 인자를 피하는 데 몰두하며 건강 자체가 목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저자는 건강에 대한 강박이 우리를 옭아매는 또 다른 굴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육아의 딜레마와 다양성의 상실

육아는 끝없는 리스크의 연속이며, 낮은 출생률은 이러한 사회의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까지 고도의 질서를 요구하고, 육아의 비용과 책임을 오롯이 부모에게 떠넘기는 사회에서 합리성을 좇는 사회에서 육아는 과연 가능할까? 또한, 수상한 사람을 경계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숙자들은 사라지고, ‘귀여움’이 정의가 된 사회는 다양성을 지우는 ‘표백의 논리’를 드러낸다.

공간, 길들여지는 인간

공간 설계는 사람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거대한 정신과 병동처럼 기능하는 도시, 규율과 습관의 온상지인 가정은 우리를 길들이는 공간이다. 안전한 삶을 위해 포기한 것들은 무엇일까? 의사소통마저 자본이 될 때 우리는 이 세계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까? 플랫폼에 갇힌 인터넷 정보 전달, 철저한 공간 설계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는 우리를 특정한 틀 안에 가두려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논리

저자는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세 가지 논리로 자본주의, 개인주의, 사회 계약을 꼽는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행복 추구’, 상승 지향 가치 등은 우리를 옭아매는 요소들이다. 서구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동아시아의 저출생 문제, 브레이크 없이 신자유주의와 맞닥뜨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비의사소통에 최적화된 개인으로 살아간다.

마무리하며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쾌적함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저자는 정상성이라는 좁은 규격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 타인과의 불편한 공존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다움과 자유를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쾌적함에 가려진 불편함을 인지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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