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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어린이 구역 – 최은영

교실은 어린이 구역

교실은 어린이 구역

교실은 어린이 구역

교실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교실은 어린이 구역》으로 알아보는 주체적인 학교 이야기

최근 우리 사회에서 교권 침해와 학부모 민원 문제는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학교 현장의 어려움은 비단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권과 안전에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절반 가까이가 교권 침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하니, 문제의식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셈이죠. 이러한 시기에 최은영 작가의 신간 《교실은 어린이 구역》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공간을 지키고, 진정한 주인이 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합니다. 이 책은 한 학부모의 기행으로 무너진 교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교실의 주인은 우리예요! 안전한 교실을 위한 노력

《교실은 어린이 구역》은 나무초등학교 5학년 5반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교실 규칙을 정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학급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하나씩 맡고, 규칙을 어기면 벌 청소를 하는 것이 그 규칙이죠. 유리, 민아, 정우는 학급 책꽂이 정리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정우는 책을 던지고 친구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규칙을 어깁니다. 벌 청소를 하게 된 정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정우 엄마가 학교로 찾아와 항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우 엄마의 방문 이후,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정했던 규칙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선생님은 더 이상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옵니다. 정상적인 학습 환경이 무너진 것은 물론, 정우를 비롯한 아이들은 갈등을 협의하고 화해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을 소중한 기회마저 빼앗기게 됩니다. 책 속 유리와 민아의 대화는 이러한 현실을 더욱 아프게 만듭니다.
“그냥 저희 둘이 하려고요. 정우한테는 기대 안 해요.”
“그래도 같은 반 친구고, 같이 하기로 했으면 함께 해야지. 그것도 배우는 과정이거든.”
함께 배우는 과정, 이것이야말로 학교의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무너진 교실,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

이러한 상황은 비단 동화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교권 침해의 원인으로 학부모의 ‘내 자녀 중심주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는 이 책의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학교는 단순한 학습의 공간이 아닙니다. 질서를 배우고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가치를 경험하는 작은 사회이죠. 그러나 일부 학부모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해 아이들은 이러한 중요한 경험을 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최은영 작가는 임대 아파트 차별, 과도한 입시 경쟁 등 사회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파고들어 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규칙을 무시하는 아이와 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오늘날 학교가 겪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특히, 모든 이야기가 문제 상황에 직접 노출된 아이들의 시선으로 전개되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정우 엄마가 선생님께 소리치는 장면은 아이들이 얼마나 무기력하게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지 잘 드러냅니다.
“도대체 반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친 거예요?” 정우 엄마 목소리가 사납게 치솟았다.
“멀쩡한 아이한테 말도 안 되는 이유 붙여서 벌 청소를 시키고 말이야, 이러면 되겠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했을까요?

함께 만들어가는 교실, 진정한 주인 의식

하지만 나무초등학교 5학년 5반 아이들은 무너진 교실 속에서 좌절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홀로 벌 청소를 하게 되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청소 당번을 정하며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을 단순한 대립 관계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선생님이 어려움에 처하자, 학부모들도 함께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아이들 역시 정우를 학급의 일원에서 배제하지 않습니다. 교실 청소 회의 결과를 정우에게 공유하고, 유리 역시 마지막까지 정우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 하죠.
“정우는?” 민아가 유리에게 물었다. 정우도 불러야 할 것 같았다. 정우도 같은 반이니까.
이처럼 아이들은 주체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서로 힘을 모으며, 생각이 다른 친구까지도 포용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마무리하며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은 그 어떤 곳보다 안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부모가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교실을 이끌어 가는 주체는 교실에서 생활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이어야 합니다. 교실의 주인인 아이들이 교실 속 보호자인 선생님과 논의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큰 배움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교실은 어린이 구역》은 단순히 학습 공간을 넘어, 세상을 살아가며 갖춰야 할 중요한 가치를 배우고,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경험하는 학교의 진정한 역할을 돌아보게 합니다. “교실의 주인은 선생님이랑 우리니까요!” 아이들의 외침처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하고 건강한 교실을 꿈꿔 봅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질문에 답하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학교를 함께 만들어갈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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