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블라이스, 니콜로 프라카롤리 『인플레이션의 습격』: 팬데믹 이후의 물가 상승, 그 본질을 해부하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물가 상승, 이른바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파급력이 너무나 컸고, 복잡한 경제 현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짜 원인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바로 이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 마크 블라이스(Mark Blyth)와 니콜로 프라카롤리(Niccolò Fraccaroli)가 지은 『인플레이션의 습격』입니다. 21세기북스에서 2025년 출간 예정인 이 책은 팬데믹 이후 우리가 겪고 있는 물가 상승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공급망 붕괴, 에너지 위기, 기후 재난, 지정학적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발생한 ‘구조적 인플레이션’임을 날카롭게 진단합니다.
이 책은 급변하는 미래 경제 환경 속에서 부를 지키고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의 작동 원리와 그 배후의 권력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합니다. 기후 위기, 고령화, 공급망 분절 등 구조적 요인이 심화될 미래를 대비하며, 이 책이 제시하는 통찰은 경제적 생존을 위한 필수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숨겨진 진실: 무엇이 문제인가?
저자들은 서론에서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묻고, 인플레이션 담론이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지, 그리고 누가 인플레이션의 승자이자 패자, 이용자, 가해자가 되는지를 분석합니다. 종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독자들을 인플레이션의 복잡한 세계로 안내합니다.
제1장 ‘인플레이션에 관해 그들이 말하지 않는 5가지’에서는 좋은 인플레이션, 나쁜 인플레이션, 추악한 인플레이션의 정의를 내리고,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과 그 한계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특히 주택 가격 인플레이션 측정이 왜 어려운지 설명하며, 복잡한 통계 수치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인플레이션 통계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경제적 의미를 파헤치며, 측정 방법 자체가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금리 인상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제2장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으로 대처하는 이유’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인플레이션 대응책인 금리 인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합니다. 저자들은 1970년대 폴 볼커의 금리 인상이 가져온 ‘볼커의 망치’와 그 이면에 숨겨진 분배의 정치학을 설명합니다. 또한, 한때 터부시되었던 가격 통제 정책이 리처드 닉슨 시대에 어떻게 사용되었고, 2020년대의 가격 통제 실험이 엇갈린 결과를 낳은 배경을 분석합니다. 금리 인상 외에 세금, 합의, 완충 장치 등 다양한 대안적 수단들을 제시하며, 어떤 정책이 누구에게 혜택을 주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대응이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선택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책임 전가의 정치학: 누가 인플레이션을 만들었나?
제3장 ‘인플레이션 담론과 책임 전가의 정치학’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과 그 피해자들을 분석합니다. ‘너무 많은 돈이 문제다(유형 1)’, ‘지나치게 높은 고용률이 문제다(유형 2)’, ‘공급이 문제지만 일시적이다(유형 3)’, ‘기업의 탐욕이 문제다(유형 4)’와 같은 네 가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원인론을 제시하고, 각 담론이 어떻게 특정 경제 주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지 보여줍니다. 이 책은 이러한 주장들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요인들을 밝히고, 인플레이션 담론 자체가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단순히 거시 경제학적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 관계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해석되고 이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실체와 예측 실패의 원인
제4장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실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두려워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과장된 공포의 신화임을 밝힙니다.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아르헨티나, 독일의 사례를 들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극도로 예외적인 현상이며, 단순히 돈을 많이 찍어내는 것을 넘어선 복합적인 사회, 정치적 요인들이 결합될 때 발생한다는 사실을 설명합니다. 이는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는 담론에 대한 중요한 반박이 됩니다.
제5장 ‘왜 인플레이션을 예측하지 못했는가’는 경제학이라는 권력의 언어를 해부하며, 1970년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점과 물가 안정 목표제, 중앙은행의 독립이라는 신흥 종교가 인플레이션 예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합니다. 대완화기의 원인을 재평가하고, 세계 금융위기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뒤바꿔놓았는지 보여주며, 공식적인 역사 서사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탐구합니다. 이는 경제 예측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예측 자체를 둘러싼 학문적, 정치적 역학 관계를 보여줍니다.
인플레이션은 계층 전쟁인가?
제6장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계층 전쟁인가’는 중앙은행의 두 가지 무기가 어떻게 작동하며, 인플레이션이 소득 효과, 피셔 효과, 소비 효과를 통해 누구에게 승리와 패배를 안겨주는지 분석합니다. 국가 간의 인플레이션 불평등과 근로자 대 기업의 계층 간 갈등, 마크업을 통한 기업의 이익 증가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은행이 정말 인플레이션의 피해자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경제 현상이 아니라, 사회 계층 간의 부의 재분배를 일으키는 정치적 현상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마무리하며
『인플레이션의 습격』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결과만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권력의 역학 관계와 정치적 선택,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을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디플레이션이 지배하는 미래가 올 것인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이 대세인 미래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며, 공급 측면의 돌발 사태에 대한 경고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직면한 우리가 경제 현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더 나아가 개인과 사회가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후 위기, 고령화, 공급망 분절 등 예측 불가능한 미래 속에서 부를 지키고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의 습격』이 제시하는 통찰은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진짜 힘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