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의 이야기와 형제들의 복수 (창세기 34장)

창세기 34장에 기록된 디나의 이야기는 고대 사회의 복잡한 인간 관계, 부족 간의 갈등, 그리고 정의와 복수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야곱의 딸 디나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과 그에 대한 형제들의 복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입니다.

디나의 방문과 사건의 발단

야곱의 가족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 그 지역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야곱의 딸 디나는 그 땅의 여자들을 구경하러 나갔습니다. 디나는 호기심으로 그 지역 여자들을 만나보고 싶어했을 수도 있고, 혹은 그 땅의 문화를 배우고 싶어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방문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이어집니다. 그 땅의 추장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보고 그를 붙잡아 강간한 것입니다.

세겜은 디나를 강간한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아버지 하몰에게 디나를 자신의 아내로 맞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하몰은 야곱과 그의 아들들에게 평화적인 관계를 제안하며, 서로 통혼하고 함께 땅을 공유하며 살자고 제안합니다.

시므온과 레위의 속임수

야곱의 아들들은 디나가 당한 일에 대해 깊은 분노와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세겜과 하몰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지만,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보다는 속임수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하몰과 세겜에게 그들의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아야만 통혼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할례는 그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의식이었기 때문에,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이 쉽게 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겜은 디나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아버지 하몰과 함께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세겜은 자신의 성읍 사람들을 설득하여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도록 합니다. 그들의 결정은 디나를 향한 세겜의 강렬한 욕망과, 그 땅 사람들과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하몰의 바람이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잔인한 복수

사흘째 되는 날, 할례로 인해 모든 남자가 고통스러워 움직이기 힘들 때, 야곱의 아들 시므온과 레위는 칼을 들고 성읍으로 들어가 모든 남자를 죽입니다. 그들은 하몰과 세겜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리고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성읍의 모든 재물을 약탈하고, 모든 여자와 아이들을 사로잡아 갑니다.

야곱은 아들들의 행동에 대해 크게 우려합니다. 그는 아들들의 잔인한 복수가 가나안 사람들과 브리스 사람들의 분노를 사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는 자신의 가족이 소수이기 때문에, 그들이 연합하여 자신들을 공격할 경우 멸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야곱의 책망

야곱은 시므온과 레위에게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냄새가 나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라고 말하며 그들의 행동을 책망합니다. 하지만 시므온과 레위는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옳으니이까" 라고 반문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누이가 당한 수치를 씻기 위해 복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무리하며

디나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닌, 복잡한 도덕적 질문을 던지는 사건입니다. 디나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 그에 대한 형제들의 잔인한 복수, 그리고 야곱의 우려는 정의, 복수, 가족 간의 책임, 그리고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깊은 고민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성경 속 중요한 에피소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