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다 (마태복음 26장)
마태복음 26장에 기록된 베드로의 예수님 부인 사건은 성경 속 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연약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가 스승을 배신하는 이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의 불안한 밤
예수님은 잡히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셔서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은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지만, 예수님은 홀로 고독한 싸움을 벌이셨습니다. 예수님은 곧 닥쳐올 고난을 아시고 괴로워하며 기도하셨지만, 베드로는 그 옆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깨어난 베드로는 예수님께 꾸지람을 듣지만, 여전히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체포되는 예수님과 도망치는 제자들
밤이 깊어갈 무렵, 무장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잡으러 왔습니다. 베드로는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의 귀를 베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꾸짖으시며 칼을 도로 꽂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붙잡히셨고,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베드로 역시 두려움에 휩싸여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대제사장의 뜰에 숨어든 베드로
예수님이 끌려가신 후, 베드로는 불안한 마음으로 멀찍이 떨어져 예수님을 따라 대제사장의 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숨죽이며 지켜보고 싶었지만, 그곳은 너무나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뜰 안에는 예수님을 적대하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베드로의 정체를 의심하는 시선들이 그를 짓눌렀습니다.
세 번의 부인, 무너지는 믿음
그때 한 여종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당신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소"라고 말했습니다. 베드로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오"라며 부인했습니다. 잠시 후 다른 여종이 베드로를 보고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소"라고 말하자, 베드로는 맹세하며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라고 다시 한번 부인했습니다. 조금 뒤에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당신도 분명히 그들과 한패요. 당신의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소"라고 말했습니다. 베드로는 저주하며 맹세하기를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라고 세 번째로 부인했습니다.
베드로가 세 번째로 예수님을 부인하는 순간, 닭이 울었습니다. 그 순간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밖으로 나가 통곡했습니다.
마무리하며
베드로의 세 번 부인 사건은 인간의 연약함과 두려움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조차도 극도의 두려움 앞에서 스승을 부인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베드로의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회개했으며, 이후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하고 성령을 받은 후에는 담대하게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로 거듭났습니다.
베드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믿음의 여정에서 넘어지고 실패할 수 있지만, 진심으로 회개하고 다시 일어설 때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믿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베드로의 실패는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