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이릉대전 – 육손의 불태우는 계책으로 유비군 대패.
삼국지 역사 속 수많은 전투 중, 촉한의 초대 황제 유비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섰다가 처참한 패배를 맛본 이릉대전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관우와 장비의 죽음으로 격노한 유비는 오나라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누지만, 젊은 장수 육손의 뛰어난 전략과 지략에 의해 그의 야망은 꺾이고 맙니다. 이 글에서는 이릉대전의 전개 과정과 육손의 활약, 그리고 유비의 패배 원인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복수의 칼날을 벼리다

형주를 잃고 아끼던 두 아우 관우와 장비마저 오나라에게 잃은 유비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그는 제갈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결심하고 대군을 일으켜 오나라 정벌에 나섭니다. 유비는 황제의 위엄을 갖추고 직접 군대를 통솔하며 파죽지세로 오나라 영토 깊숙이 진격합니다.
장비의 복수를 위해 선봉에 선 장포는 범강을 만나 그의 칼에 찔려 죽고, 관우의 아들 관흥 또한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며 전쟁에 참여합니다. 유비의 군대는 기세등등하게 오나라를 압박하며 연승을 거듭합니다.
육손, 오나라의 운명을 짊어지다

촉한군의 거센 공격에 오나라는 위기에 직면합니다. 노련한 장수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병환에 시달리고 있었고, 손권은 누구에게 군사를 맡겨야 할지 고심합니다. 이때, 손권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던 육손을 대도독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육손은 주변의 우려와 의심 속에서도 침착하게 전황을 분석하고, 촉한군의 약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합니다. 그는 유비의 군대가 장기간 원정에 지쳐있고, 보급선이 길게 늘어져 있다는 점을 간파합니다.
인내와 기만, 그리고 결정적인 반격

육손은 정면 대결을 피하고 수비를 굳건히 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는 촉한군의 공격을 끈기 있게 막아내면서 유비의 군대를 지치게 만들고, 방심을 유도했습니다. 유비는 육손의 소극적인 태도에 점차 방심하게 되고, 촉한군은 더운 날씨를 피해 숲 속에 진을 치는 등 허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육손은 마침내 반격의 기회를 포착합니다. 그는 화공에 능한 병사들을 선발하여 갈대숲에 불을 지르는 계책을 실행합니다. 바람을 이용하여 불길을 더욱 거세게 만들고, 촉한군의 진영을 덮쳐버립니다.
불타는 이릉, 유비의 대패

육손의 화공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순식간에 번진 불길은 촉한군의 진영을 휩쓸고,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불길에 휩싸입니다. 유비는 급히 퇴각을 명령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촉한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궤멸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유비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백제성으로 도망치고, 그곳에서 깊은 좌절감과 병마에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이릉대전은 촉한의 국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패배였으며, 유비의 꿈을 꺾어버린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마무리하며
이릉대전은 젊은 장수 육손의 뛰어난 지략과 용기가 빛을 발한 전투였습니다. 그는 노련한 유비를 상대로 침착하게 약점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결정적인 공격을 감행하여 오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반면, 유비는 복수심에 눈이 멀어 냉철한 판단력을 잃고, 전략적인 실수를 거듭하면서 결국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이릉대전은 삼국지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대규모 전투 중 하나이며,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