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재팬 : 경제 성장이 멈춘 일본과 미래가 없는 청년들의 충격적인 선택 – 이성범 지음

엑소더스 재팬: 일본 청년 세대의 탈출,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이성범 작가의 "엑소더스 재팬"은 일본 청년 세대가 겪는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현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조망하는 책입니다. 저성장, 불평등 심화, 인구 구조 변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일본 청년들이 왜 ‘탈출’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한국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일본호의 침몰: 기회의 상실과 계층 고착화
책은 1부에서 일본 경제의 침몰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한때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일본은 플라자 합의 이후 장기 불황에 빠져들었고, 아베노믹스와 같은 경제 정책도 청년 세대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비정규직 양산과 계층 고착화를 심화시켜 ‘프리터’와 ‘언더클래스’라는 새로운 사회 계층을 만들어냈습니다.
무료 급식소를 찾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줍니다. 넷카페를 전전하며 하루 한 끼로 버티는 청년들은 기회를 잃고 희망을 잃은 채 방황합니다. 가부키초 뒷골목에 드리운 욕망과 불안은 이들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만듭니다.
균열의 시작: 아베노믹스의 그늘
2부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추진된 아베노믹스는 엔저 현상을 심화시키고, 인재 유출을 가속화했습니다. 꿈을 찾아 캐나다로 떠나는 발레리나,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동남아로 향하는 초밥 장인들의 이야기는 일본 사회가 더 이상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미래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거리에는 노인뿐이고 모든 게 멈춘 것 같다"는 한 청년의 외침은 일본 사회의 침체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침몰의 가속화: 정치의 무능과 사회적 불만
3부에서는 자민당의 극장 정치와 얼굴 마담 총리들의 등장으로 민생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물가와 노동 강도는 높아지는 반면,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 속에서 청년들은 좌절감을 느낍니다. 호주 라멘집 아르바이트가 대기업 직원보다 더 나은 수입을 보장한다는 사실은 일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00년 전통의 계란말이 가게 주인이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책임에서 벗어나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은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탈출해야 하는 이유들: 아날로그, 엔저, 고령화
4부에서는 일본 사회의 문제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아날로그에 갇혀 고립된 섬과 같은 일본 사회는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습니다.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해야 기모노를 만들 수 있고, PC보다 워드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모습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핵개인화 시대에 ‘사람 빌리기’ 서비스가 등장하고,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는 현상은 사회적 연결망이 약화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아베노믹스의 후폭풍으로 인한 슈퍼 엔저 현상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동시에 물가 상승을 초래하여 서민 경제를 압박합니다. 9억 원에 달하는 포켓몬 카드 투자 열풍은 불안정한 사회 심리를 반영합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돗토리현의 쇼핑난민 문제, 도쿄 외곽 신도시의 슬럼화, 교토의 빈집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야기합니다.
떠난 자들과 남은 자들: 양극화와 격차사회
5부에서는 엑소더스 이후 일본 사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무역 보복으로 번지는 한일 갈등, 명문 도쿄대생도 어려운 정규직 전환, 슈퍼카를 수집하는 부동산업자와 23만 엔밖에 없는 노동자의 대비는 양극화와 격차사회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마스다 보고서’는 지방 도시 소멸 위기를 경고하고, 다사사회(多死社會)는 새로운 장례 비즈니스의 등장을 촉진합니다.
베트남 IT 회사 인턴을 선택한 모리의 이야기, 하노이에 고급 레지던스를 짓는 일본 기업들의 모습은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갈라파고스를 떠나 호주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청년의 이야기는 일본 사회의 폐쇄성과 경직성을 비판합니다.
난파선 위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와 구조선
6부에서는 일본 사회가 침몰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고립과 은둔에서 벗어나 공동체로 나아가고, 시골에서 일손을 돕는 니트족의 모습은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청년, 고령화 국가의 마지막 자산이라는 인식하에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지역살리기협력대’가 운영됩니다.
출산율 2.95명이라는 기적을 이룬 마을의 비밀, 연 소득 103만 엔의 벽, 초고령화 시대의 재택 의료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들이 소개됩니다.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인생학교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는 등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마무리하며
"엑소더스 재팬"은 일본 청년 세대의 탈출 현상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저성장, 불평등, 인구 구조 변화라는 위기 속에서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제도적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청년을 위한’ 사회가 아닌 ‘청년과 함께’ 만드는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