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놀로지 : 우리의 세계는 스크린으로 연결되었다 – 이현진

스크린의 모든 것: 이현진 작가의 '스크리놀로지'가 던지는 질문들
이현진 작가의 신간 ‘스크리놀로지’는 을유문화사에서 2026년 출간될 예정인 주목할 만한 도서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스크린 기술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창문과 거울’이라는 미학적 비유를 통해 예술, 기술, 철학의 깊은 관점에서 스크린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연결되고 재편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주체적인 삶의 관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멀티터치,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같은 첨단 스크린 기술이 인간의 감각과 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일상적 스크린 경험을 성찰하게 함으로써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스크린의 본질을 파고들다: 감각과 인식의 확장
책의 1부 ‘스크린 감각들’은 스크린을 둘러싼 우리의 감각과 인식을 다각도로 조명합니다. ‘투명한 창문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주제를 통해 스크린이 세상을 보여주는 매개이자 동시에 우리 자신을 비추는 도구임을 회화 작품과 영상 스크린의 사례, 화가들의 자화상과 그림 속 거울을 통해 섬세하게 분석합니다. 투명성과 불투명성, 그리고 마그리트의 금지된 거울처럼 재현과 환영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탐색하며, 스크린이 어떻게 현실을 왜곡하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지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나르키소스 신화와 자크 데리다의 차연 개념을 빌려 스크린이 가진 이중적 틈과 경계적 대상으로서의 특성을 설명하고, 스크린을 단순한 기기가 아닌 감각과 지각의 인터페이스이자 벤야민의 아우라가 깃든 매체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합니다. 스크린의 시간성, 공간성, 몰입감, 소외감, 이중성을 분석하며 우리와 스크린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철학적으로 성찰하게 합니다.
진화하는 스크린, 변화하는 우리의 삶과 사회
2부 ‘스크린 장면들’에서는 구체적인 스크린 기술의 발달사와 그것이 우리 사회와 삶에 미친 영향을 생생하게 그립니다. 완전 평면 TV에서 시작하여 곡면 스크린, 움직이는 스크린, 혁신적인 멀티터치 기술의 터치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의 진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짚어봅니다. 특히 아이폰의 등장이 가져온 세계적인 변화와 함께 터치 감각의 무뎌짐, 소외된 사람들 등 기술의 양면성을 놓치지 않습니다. VR, AR, MR과 같은 실감 미디어 기술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지, 투명 스크린과 홀로그램 디스플레이가 열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인 사례와 예술 작품을 통해 제시합니다. 빛의 벙커, 미디어 파사드와 같은 몰입형 전시는 스크린이 단순한 시청각 도구를 넘어 공간 전체를 감싸는 경험 매체로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과 SNS가 주도하는 경험 경제와 인증 사회, 그리고 N-스크린 시대의 도래가 우리의 집중력을 어떻게 흩트리고 매끄럽지 않은 삶을 초래하는지 통찰력 있게 분석하며 성찰을 유도합니다.
마무리하며
이현진 작가의 ‘스크리놀로지’는 스크린이라는 너무나 일상적인 존재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스크린 경험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그 본질과 의미를 철학적, 미학적, 사회학적으로 성찰하며 주체적인 삶의 관점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미디어와 기술의 미래에 관심 있는 분들, 또는 디지털 시대의 인간 존재와 사회 변화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